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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학교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고?

내가 다녀왔던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 소개

오늘 엄마 지인분으로부터 손자를 미국으로 유학보내려 하는데 내가 중학교 때 다녀왔던 유학 제도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서 관련 정보를 정리할 겸 블로그에도 올려본다.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 제도란

내가 다녔던 미국 학교의 복도 (source: Douglas County School District)

1. 미국 국무부(국무성)에서 주관하는 정부 프로그램이다. 1982년 레이건 전 대통령의 ‘국제 청소년 교류 계획’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 정부 공식이므로 일반 유학이 아닌 교환학생 유학이다. 일반 학생 비자(F-1)가 아닌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교환방문 비자(J-1)가 발급된다. 나중에 대학생이 되어 인턴으로 미국에 갈 때도 받는 그 비자다. 

3. 중2~고2만 신청 가능하다. 정확히는 입국일 기준 만 15세~18.5세. 또한 서류 심사, 호스트 배정 등의 절차가 길어서 1년 전에 신청해야 한다.

4. 한 학년 동안 미국의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게 된다. 16세가 가도 고2가 된다. 현지 학생들과 다른 점 없이 동일한 학교 생활을 한다. 정확하게는 10개월간 미국 생활을 하게 된다.

5. 배정받은 호스트 가족과 함께 숙박하며 살게 된다. 학비와 숙식은 무상 제공된다. 항공비, 용돈, 비자발급비 그리고 유학원 대행비는 별개다.

6. 어렵지 않지만 성적 기준이 있다. 한국 내신 평균 ‘미’, 영어 시험 ELTiS 222점 이상 또는 SLEP Test 50점 이상이라고 한다. 나 때는 SLEP 밖에 없었는데 크게 어려운 시험은 아니다.

7. 서류 접수부터 전체적 신청 과정을 대행하는 유학원을 선택해서 진행한다.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유학원을 통해서 했다. 구글에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을 검색하면 유학원이 쭈루룩 나오는데 미국 국무부 산하 기관의 신뢰할 수 있는 유학원을 선택해 진행하면 된다. 최소 5개 정도 골라서 충분히 상담받고 꼼꼼히 장단점 비교를 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나는 비교도 안하고 그냥 1개 선택해서 쭉 진행했었음…)

가려는 사람에게 – 경험자의 절절한 조언

앞서 말했던 프로그램을 나는 중3 1학기에 다녀왔다. 교환학생… 되돌아보면 어렸던 내 시야를 넓혀 주었고 Cultural background를 확실히 쌓게 해주었던 경험이었다. 확실히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고, 지금도 나는 한국 학교생활 12년 중 1년쯤은 가능하면 미국에서 보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에게 무턱대고 추천할 수는 없다.

하이스쿨뮤지컬에 속아 미국학교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면 안된다 (source: Tean Vogue)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은: 한국에서 자라온 중고등학생이 하루아침에 미국 학생이 되기 어렵다.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이 이야기는 진짜 하루종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문화라는 것은, 성적으로 개방적이라느니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간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그건 문제가 안 된다). 그 나이대의 문화 흡수력은 생각보다 빠르다. 미국 학교를 다닌지 한 달도 안 되어 나 역시도 호피 무늬, 스파클링, 형광 핑크색이 “쿨”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

내가 말하는 문화 차이는 기본적인 인사부터 친구의 개념까지 어떤 사회적 의사소통의 패턴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자란 학생과 한국에서 자란 학생의 애티튜드 차이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을 떠올려 보자. 소위 미국식 마인드, 전형적인 미국인의 사고방식과 성격이 따로 있다. 한국에서 충분히 인싸라서 걱정 없다고? 한국형 인싸와 미국형 인싸는 정의가 다르다. 나도 한국에서는 자신감 넘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건 단순 자신감의 문제도 아니다. 소극적인 사람은 어딜가나 있기 마련이고. 

안그래도 중2~고2는 한창 또래 관계에 민감한 사춘기다. 결국, 초반에 적응하느라 무지막지한 에너지를 쓰거나(10대 때 인싸력 다 땡겨오기) 또는 아예 소극적으로 숨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아지는데, 다 술술 내뱉을만큼 영어가 능숙한 것도 아니니, 생각도 많아진다고나 할까. 실제로는 별로 신경 안 쓰는 사이에도 의미 없는 공수표를 많이 날리는 미국 문화에 지쳐서, “너는 맨날 hang out하자고 하면서 왜 말만 하고 약속을 안 잡아!” 하고 터뜨린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을 때 교환학생과 유학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인데: (유학생은 보통 더 어릴 때 오거나 온 적이 있으므로)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경험이 있다면 이런 미국형 의사소통, 미국식 마인드에 훨씬 익숙하다. 경험이 없더라도 유학생은 한 학년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학교를 다닐 것이므로 적응에 좀더 느긋하다. 그리고 결국은 적응(성격의 transform)하게 될 것이다. 성격, 사회성 면에서 나는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냥 조용히 다니고 싶다고? (1) 호스트 가족은 자기의 자녀와 어울리지 않는 내성적인 학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사회성 역시 하나의 평가 척도라는 점을 잊지 말자.

친구 없이 책 보며 점심을 먹는다는 이유로 상담을 받았던 로리 (Gilmore Girls)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야기는: 다녀와서 한국 학교를 한 학기 쉬고 복학할지, 쉬지 않고 다닐지, 아니면 미국 학교 진학을 할지 등등에 대한 플랜이 있어야 한다. 특목고 진학을 원하는 중3이라면 입시 관련해서 복잡해질 수 있으니까 잘 알아봐야 한다.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성적을 미리 알고, 목표를 세워서 가라. 난 한국 귀국해서 꽤나 고생했다.

결론적으로, 일반 유학보다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가면 안된다. 나는 전부터 미국 문화에 애정이 많았고, 미국 학교를 너무 다녀 보고 싶어서 중2때 직접 상담을 신청했다.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교환방문 비자’의 취지에 딱 맞는 케이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년 투자해서 영어 마스터시키려고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와 미래를 잘 따져봐야 한다. 과거를 봤을 때 미국형 성격에 대한 적응력, 새로운 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인지. 미래와 연결해 봤을 때 계속 미국에서 공부할 요량인지, 최소한 귀국 후 공부는 어디서 어떻게 하고 싶은지.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누가 제일 잘 아는가? 자기 자신이다. 충분한 자신감을 얻은 후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노파심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을 바꾸는 1년이 될 수 있다. 즐겼으면 좋겠다. It’s really, really up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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